2019. 9. 25. 00:33ㆍOutdoor/Hiking Backpacking
아와니 텐트를 팔다가 차사고가 났다. 필로티 기둥을 내가 때려 박았다. 하필 지금 사고가 나다니 그 위험한 태풍도 다 지나가고 몇 날 며칠을 기다리고 다른 데서 팔라고 몇 군데 서나 연락이 오고 그랬는데 처음 연락 온 사람에게 팔다가 하...멍청하게 운전 하루 이틀도 아니고
미니멀하겠다고 지랄발광을 하다가 이게 무슨 꼴이냐 자책했다. 이왕 하는 김에 갈 때까지 끝까지 포기 안 하고 하는 걸로 편하게 생각했다. 직거래가 진짜 위험한 거다.ㅠㅠ 중고로 판 물건들 값을 다 합쳐도 저 기둥 고치는데 돈이 더 들어간단다. 책 팔고 텐트 팔고 스피커 팔고 이것저것 잡동사니 팔고 남의 집 기둥 세워주는 꼴이라니 ㅋㅋㅋ 웃음이 난다.
아와니를 산 사람은 지금 텐트 피칭 생각에 엄청 들떠있겠지? 나도 그랬으니까 어디서 펼칠지 누구랑 갈지... 좋은 추억이 많은 물건이었다. 아와니를 들고 가는 날엔 별도 많이보고 날씨도 좋았고 좋아하는 여자 친구도 옆에 있었다. 간월재에 드물게 은하수가 뜬날이었는데 별구경하다가 눈치 없이 먼저 잠들어서 다음날 혼났던 기억도 난다. 그때 진짜 피곤한 상태에서 두 명 짐 들고 야등 해서 올라간다고 떡실신했었다. 청바지에 재킷 입고 야간 등반하고 땅바닥에 드러누워 별구경하던 그날이 생각이 났다. 뭐 그 뒤로 여러 핑계 대고 산에 가는 날이 많이 줄기는 한 것 같네
텐트는 없지만 추억은 영원히 남겠지 가져가시는 분도 추억 많이 만드시길 바란다.
돈은 좀 까먹겠지만 후회는 없다. 작년 이맘때는 이것보다 더 힘들었는 걸 하며 스스로 위로했다. 지금은 더 나아지고 있으니 그것에 더 감사하며 살고 있다.
블로그 하고 2주 정도 지나고 천명의 로그가 찍혔다. 많은 분들이 모지랭이 글을 읽어주신다고 시간을 할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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